타이어 등급별 비교 (승차감, 제동성능, 핸들링)
비싼 타이어를 달았는데 오히려 승차감이 나빠진 경험, 실제로 있습니다. 고급 타이어일수록 조용하고 부드러울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막상 데이터로 뜯어보면 그 믿음이 꼭 맞지는 않습니다.
중급부터 최상급까지 9개 타이어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를 바탕으로, 각 타이어가 실제로 돈값을 하는지 따져봤습니다.
승차감과 정숙성, 가격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장 조용한 타이어가 최상급이 아니라 중급인 넥센 엔프리즈 S였거든요. 60km/h 기준 소음 측정값이 50.6dBA로, 9개 타이어 중 유일하게 50dBA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조용했던 금호 TA92, 넥센 슈프림, 한국타이어 에어 S는 모두 51dBA 초반이었고요. 반면 소음이 가장 컸던 타이어는 한국타이어 S2 AS로 53dBA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dBA(A 가중 데시벨)입니다. dBA란 사람의 귀가 특정 주파수 대역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반영해 보정한 소음 단위로, 단순 데시벨보다 실제 체감 소음에 가깝습니다.
즉 계측기 수치가 같아도 어떤 주파수의 소음이냐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거슬림 정도는 달라집니다.
승차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직접 경험해 봤는데, 차와 타이어가 잘 맞을 때는 고속도로에서 노면에 착 붙는 느낌이 납니다. 안정감 있고 조용하고 매끄럽죠.
반대로 맞지 않으면 핸들을 꺾을 때 툭툭 밀리는 느낌이 나고, 왠지 모르게 불안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보인 것도 엔프리즈 S였습니다. 운전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충격이 가장 적게 전달됐죠.
반면 한국타이어 에어 S는 저속부터 통통 튀는 성향이 강하게 나왔습니다. 마치 표준 공기압보다 20~30% 더 넣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직접 타봐도 이건 전문가가 아니어도 금방 느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더 놀라운 건 18인치, 19인치, 20인치 등 여러 규격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가장 비싼 타이어인데 9개 중 승차감 꼴찌라는 건, 가격과 성능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제동성능, 여기서 순위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승차감과 정숙성만 보면 넥센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동 성능 결과를 보는 순간, 판세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동 성능(Braking Performance)이란 일정 속도에서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걸리는 거리를 말하며, 타이어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핵심 지표 중 하나입니다.
마른 노면에서 100km/h 완전 정지 기준으로, 가장 짧은 제동 거리를 기록한 것은 한국타이어 S2 AS로 평균 38.76m였습니다.
금호 TA92는 39m대로 사실상 동급이었고, 에어 S도 39.24m로 이 세 타이어가 압도적인 제동 성능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넥센 슈프림이 43.596m, 엔프리즈 S가 43.326m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1위와의 격차가 4~5m에 달합니다.
4~5m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도로에서 그 거리는 앞차를 들이받느냐 마느냐의 차이입니다. 제가 경험상 이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차감이 좋고 조용하다는 장점이 아무리 커도, 제동 거리가 이 정도 차이가 나면 안전 측면에서 추천하기 어려운 타이어입니다.
젖은 노면 제동 성능(80km/h 완전 정지 기준)에서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한국타이어 S2 AS, 금호 TA92, 에어 S가 상위권을 형성했고, 넥센 슈프림은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최상급 타이어가 빗길에서 이 정도 차이를 보인다는 건 단순한 성능 문제를 넘어 안전 이슈로 연결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도 빗길 제동 거리를 타이어 선택의 핵심 안전 기준으로 권고하고 있을 만큼, 이 항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각 등급별 종합 순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최상급 1위: 금호 마제스티X TA92 — 정숙성, 제동, 핸들링 한계 안정성 전반에서 균형 잡힌 성능
- 중상급 1위: 한국타이어 S2 AS — 제동 성능과 핸들링 안정성에서 압도적, 다만 승차감 개선 필요
- 중급 1위: 금호 TA51+ — 동급 최고 점수로 2연패, 회전 저항과 횡그립 모두 우수
- 종합 최하위: 넥센 슈프림 및 엔프리즈 S — 정숙성·승차감은 최고지만 제동 성능에서 점수를 모두 잃음
핸들링과 안전성, 결국 한계 상황에서 갈립니다
핸들링 성능(Handling Performance)이란 코너링 중 타이어가 노면을 얼마나 잘 붙잡느냐, 그리고 한계에서 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단순히 빠르게 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반응을 보이느냐가 핵심입니다. 제 경험상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운전을 안정감 있게 해야 운전자도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요.
75km/h부터 95km/h까지 스티어링 휠을 90도 조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핸들링 테스트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금호 TA92와 한국타이어 S2 AS였습니다. 두 타이어는 95km/h 영역에서도 차체 움직임이 예측 가능했고 컨트롤이 유지됐습니다. 핸들링에서 동점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면 넥센 엔프리즈 S는 75km/h부터 이미 오버스티어(Oversteer) 특성을 보였습니다. 오버스티어란 운전자가 의도한 것보다 차의 뒷부분이 바깥쪽으로 더 많이 밀려나는 현상으로, 초보 운전자나 돌발 상황에서 차량 제어를 잃기 쉬운 위험한 상태입니다.
85km/h부터는 아예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젖은 노면 간이 핸들링 시험에서도 예상 라인을 크게 벗어나는 문제가 나왔고요.
원선회 성능(Circular Tracking)은 타이어의 횡그립 한계를 수치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횡그립이란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버티는 힘을 말합니다.
여기서 금호 TA91+가 평균 73.84km/h로 가장 높은 한계를 보였고, 넥센 슈프림이 68km/h대로 최하위였습니다.
회전 저항(Rolling Resistance) 측면에서는 금호 TA51+가 평균 677m를 타력 주행해 가장 뛰어난 연비 효율을 보였는데, 회전 저항이란 타이어가 굴러갈 때 에너지 손실이 얼마나 적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연료 효율이 높아집니다.
결국 이번 테스트가 보여주는 건 명확합니다. 넥센은 컴포트(Comfort) 측면, 즉 승차감과 정숙성에서 동급 최고였지만 안전 성능에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넥센이 벤츠, BMW, 아우디 같은 브랜드에 순정 타이어를 납품할 만큼 기술력 자체는 검증된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내수 시장용 제품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기술 문제가 아니라 내수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로 보입니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도 타이어 제동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도 내수용 제품 성능을 방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타이어 가격이 비쌀수록 성능이 좋은 건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비싼 최상급 타이어가 승차감 꼴찌를 기록했고, 중급 타이어인 넥센 엔프리즈 S가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가격보다는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 항목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Q.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동시에 잡은 타이어가 있나요?
A. 이번 9개 타이어 중에서는 두 항목 모두를 최상위로 만족시킨 타이어는 없었습니다. 넥센은 승차감과 정숙성이 뛰어나지만 제동이 약하고, 한국타이어 S2 AS는 제동은 강하지만 승차감이 아쉽습니다.
금호 TA92가 전체 항목에서 가장 균형 잡힌 성능을 보여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Q. 빗길 제동 거리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 빗길에서는 노면과 타이어 사이에 수막현상(Hydroplaning)이 발생해 마른 노면보다 제동 거리가 훨씬 길어집니다.
수막현상이란 고속 주행 중 타이어가 물을 밀어내지 못하고 수면 위를 떠가는 상태로, 이 순간 제동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1위와 4~5m 차이가 나는 타이어는 앞차를 들이받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보면 됩니다.
Q. 타이어 교체 시 같은 등급에서 선택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중급인 금호 TA51+가 중상급 경쟁 타이어들보다 여러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등급보다는 내 차의 용도와 주행 환경, 그리고 본인이 중시하는 성능 항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의 시작입니다.
Q. 넥센타이어는 정말 안 사는 게 맞나요?
A. 안전 측면에서 제동 성능이 크게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넥센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순정 타이어를 공급하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내수 시장용 제품에 더 신경을 써준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제동 성능이 개선된 이후에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타이어는 차를 굴리는 부품이 아니라, 차를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안전 장치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타이어를 경험하면서 느낀 건, 조용하고 부드러운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 차를 내가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타이어 교체를 앞두고 있다면,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제동 성능과 핸들링 안정성 데이터를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autoview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