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QA AMG Line (디자인, 승차감, 단점)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500원을 넘어선 요즘, 전기차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였는데, 막상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보니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벤츠 EQA AMG Line을 시승해봤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올라탄 결과를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디자인, 처음엔 좀 튀는 것 같았는데

솔직히 EQA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둥글둥글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기차 특유의 그릴리스(grille-less) 전면부, 그러니까 내연기관 차량처럼 엔진 냉각을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어 전면을 막아버린 디자인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실차를 직접 마주하고 한 바퀴 돌아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AMG 라인(AMG Line) 트림이란, 퍼포먼스 브랜드 AMG의 실제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얹은 것은 아니지만 AMG 전용 외장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상위 트림을 말합니다. 전면 범퍼가 확연히 볼드해지고, 측면 스커트 라인이 날렵하게 떨어져 컴팩트한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존재감이 생깁니다. 제가 시승한 차량은 화이트 컬러였는데, 벤츠 삼각별 로고가 블랙 앤 화이트로 대비될 때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아, 이래서 벤츠 화이트가 인기인 거구나" 싶었습니다.

AMG 전용 휠 디자인도 로고와 일체감이 좋았습니다. 소형 SUV 치고는 휠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차급이 올라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주차장에 세워두면 시선이 꽤 쏠리더라고요. 처음의 낯섦은 익숙해지는 데 딱 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승차감, 전기차인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전기차를 꺼리는 분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주행감, 특히 "가볍고 꿀렁거린다"는 느낌입니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EQA는 제 예상을 꽤 많이 빗나갔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서스펜션(suspension), 즉 노면의 충격을 흡수해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장치의 세팅이 상당히 탄탄하게 잡혀 있다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국산 SUV 가솔린 모델과 비교했을 때 차체가 들뜨지 않고 도로에 딱 붙어 있는 느낌이었고,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wind noise), 그러니까 바람이 차체를 타고 흐르면서 발생하는 소음이 생각보다 훨씬 잘 잡혀 있었습니다. 소형 SUV 등급에서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수준입니다.

차음성(sound insulation)이란 외부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EQA는 이 부분이 동급 대비 눈에 띄게 우수했습니다. 전기차라 엔진 소음 자체가 없는데 노면 소음까지 잘 잡히니 장거리 운전 후 피로도가 확연히 낮을 것 같았습니다. 발목을 과하게 쓰지 않아도 부드럽게 속도가 오르는 가속감도 인상적이었고요. 벤츠 특유의 묵직한 핸들링 질감은 EQA에서도 고스란히 살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 라인업의 고객 만족도는 브랜드 충성도와 승차감 항목에서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승 후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내 편의 기능, 기대 이상과 기대 이하 사이

운전석에 앉았을 때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앰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였습니다. 앰비언트 라이트란 실내 곳곳에 간접 조명을 배치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능인데, EQA는 64가지 색상을 지원합니다. 직접 몇 가지 컬러로 바꿔봤는데, 야간 운전 시 기분 전환 효과가 상당히 크겠다 싶었습니다.

시트 소재는 아티코(ARTICO) 가죽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아티코란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 인조 가죽으로,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천연 가죽에 근접한 촉감과 내구성을 구현한 소재입니다. 실제로 손으로 짚어보면 무스탕 또는 스웨이드 질감이 느껴지면서 고급스럽습니다. 7천만 원대 차량에 걸맞는 소재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빠진 게 있습니다. 바로 통풍 시트입니다. 7,580만 원부터 시작하는 풀옵션 트림임에도 통풍 시트 기능이 없습니다. 여름철 한국 날씨를 생각하면 이건 꽤 뼈아픈 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시승해보니 아티코 소재가 천연 가죽보다는 통기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여름 장거리라면 등이 꽤 불쾌해질 것 같았습니다.

편의 기능 중 잘 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10.25인치 듀얼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가 하나의 시야 안에 집약되어 운전 중 시선 이동이 최소화됩니다.
  2. 서라운드 뷰 모니터(Surround View Monitor): 차량 주변 360도를 합성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화질이 정교해 좁은 주차 공간에서 매우 유용했습니다.
  3. 무선 충전 패드: 앞쪽에 넓게 위치해 대형 스마트폰도 안정적으로 올려놓을 수 있고, 미끄럼 방지 처리도 되어 있습니다.
  4. 통풍 시트 미탑재: 가격대와 계절 환경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생략입니다.
  5. 프렁크(frunk) 미탑재: 전용 전기차 플랫폼 기반 모델들이 앞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EQA는 엔진룸 공간이 수납공간으로 활용되지 않습니다.

프렁크(frunk)란 'front trunk'의 줄임말로, 전기차의 엔진룸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전환한 앞쪽 트렁크를 말합니다. EQA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이 아닌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을 개조한 구조이다 보니 이 공간이 없는데, 실용성 측면에서는 아쉽습니다. 다만 후방 트렁크는 소형 SUV 치고 넓은 편이었고, 4:2:4 폴딩 방식으로 2열을 분할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도는 좋았습니다.

2열과 주행거리, 이 부분은 알고 타야 합니다

EQA를 패밀리카로 고민 중이라면 꼭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2열 거주성입니다. 직접 뒷좌석에 앉아봤는데, 시트 방석이 지나치게 낮아서 허벅지와 시트 사이가 뜨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키 160cm 성인 여성도 이 문제를 느낀다면, 체격이 있는 성인 남성에게는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EQA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BEV dedicated platform)이 아닌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을 개조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전용 플랫폼이란 처음부터 전기차를 위해 설계된 바닥 구조로,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얇고 넓게 깔 수 있어 실내 바닥이 낮아집니다. EQA는 이 구조가 아니다 보니 2열 바닥이 솟아올라 시트 포지션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개방감은 있고 헤드룸도 주먹 두 개 반 정도 남아 나쁘지 않지만, 장시간 탑승하면 하체 피로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고려해야 할 변수입니다. 국내 인증 기준 300km대 중반 수준으로, 동급 전용 플랫폼 전기차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편입니다. 환경부 전기차 인증 정보(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EQA의 공식 인증 주행거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심 출퇴근 위주라면 충분하지만, 명절 귀성이나 지방 장거리 드라이브를 자주 즐기는 분들이라면 충전 인프라와 경로를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EQA는 도심형 출퇴근 차량으로는 훌륭하지만, 패밀리카나 장거리 여행 목적으로 접근하면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 차가 모든 걸 잘하는 차인 척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타야 실망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벤츠 EQA AMG Line 가격이 너무 비싼데, 장기 렌트로 타면 실제로 얼마나 나오나요?

A. 정가 기준 7,58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벤츠 프로모션과 장기 렌트를 결합하면 월 30만 원대로도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렌트 조건(기간, 보증금, 잔존가치 등)에 따라 월 납입금이 달라지므로, 실제 견적은 렌트 전문 업체를 통해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전기차 주행거리가 300km대면 실제로 불안하지 않나요?

A. 도심 출퇴근 위주라면 충분합니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50~60km 이하라면 이틀에 한 번 충전으로도 넉넉한 편입니다. 다만 장거리 여행이 잦은 분이라면 경쟁 전용 플랫폼 모델의 주행거리(400km 이상)도 함께 비교해보시길 권합니다.

Q. 아티코(ARTICO) 가죽은 시간이 지나면 천연 가죽보다 빨리 노화되지 않나요?

A. 아티코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직접 개발한 소재이기 때문에 내구성 자체는 일반 PU 인조 가죽보다 우수한 편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천연 가죽처럼 자연스러운 에이징 질감이 생기기보다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서, 가죽 특유의 풍화 질감을 선호하는 분들과는 취향이 갈릴 수 있습니다.

Q. 2열이 불편하다고 했는데,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도 패밀리카로 쓰기 어렵나요?

A. 초등학생 이하 어린 자녀라면 2열 포지션 문제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뒷좌석에 장시간 타는 상황, 예를 들어 4인 가족 장거리 여행 같은 상황에서는 뒷좌석 승객의 피로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의 체형과 탑승 빈도를 먼저 따져보시는 게 현명합니다.

EQA AMG Line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도심에서 브랜드 감성과 주행 품질을 동시에 누리고 싶은 분들에게는 설득력 있는 선택입니다. 반면 2열 탑승자 배려나 주행거리에서 타협 없는 실용성을 원한다면, 전용 플랫폼 기반 경쟁 모델도 함께 시승해보고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구매든 장기 렌트든, 본인의 주 사용 목적을 먼저 명확히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rentn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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